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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Xavier del Bac: 아리조나 사막의 하얀 비둘기

by esploraposts 2025. 5. 30.



아리조나 투손 남부, 소노란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San Xavier del Bac 성당을 아시나요? 멀리서 보면 마치 사막에 내려앉은 하얀 비둘기 같다고 하여 "사막의 하얀 비둘기 (The White Dove of the Desert)"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답니다. 이 성당은 단순한 종교적 건축물이 아니라 아리조나의 역사, 문화 그리고 신앙이 교차하는 살아있는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성당의 역사, 건축적 특징, 순례지로서의 가치와 방문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역사   

스페인의 식민지 확장과 함께, 예수회 선교사들은 멕시코에서 현재의 아리조나로 북상하며 소노란 산맥을 따라 선교지를 설립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San Xavier del Bac 성당으로, 1700년 에세비오 키노 신부(Eusebio Kino) 에 의해 창립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이었던 키노 신부님은 독일에서 교육받고 예수회에 입회한 후, 1681년 멕시코로 건너와 스페인 식민지 지역에 가톨릭 신앙을 전파했습니다.
키노 신부님은 당시 뉴 스페인(New Spain) 식민지의 일부였던 이 곳을 토호노 오오담(Tohono O'odham) 원주민과 협력하여 선교지로 정했고,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들이 이를 계승하여 1783년부터 1797년까지 현재의 성당을 완공했습니다. 이 성당은 멕시코 독립(1821년) 이후에도 신앙 공동체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성당은 스페인 통치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겪어왔습니다:


- 1767년 스페인 정부가 예수회 선교사들을 추방하고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들이 관리
- 1821년 멕시코 독립, 1828년 거부감을 느낀 프란치스코회 신부님들이 성당을 떠남
- 1853년 개즈던 매입(Gadsden Purchase)으로 미국 영토로 편입
- 1887년 지진으로 성당 일부가 손상되었고, 1939년 번개로 서쪽 탑이 피해를 입음
- 1960년 국가사적지(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

건축적 특징

San Xavier del Bac 성당은 스페인 바로크 (Baroque) 양식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건축물입니다. 다른 스페인 선교 교회들과 달리 순수한 유럽식 구조를 유지하며, 원주민들의 건축적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습니다. 두꺼운 아치와 돔 구조로 이루어진 견고한 벽체, 그리고 아리조나의 강렬한 태양빛 아래 빛나는 흰색 외관은 그 독특함을 배가시킵니다. 성당의 흰색 외벽은 선인장 즙과 석회, 모래를 섞어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성당 내부의 예술 작품은 전통적인 유럽 가톨릭 문화와 토호노 오오담 원주민의 예술적 표현이 어우러져 화려한 벽화들과 생동감 있는 조각상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벽화에는 성경 속 장면뿐만 아니라 원주민들이 신앙을 받아들이던 모습도 그려져 있어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성당은 사막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모습 때문에 "사막의 하얀 비둘기(White Dove of the Desert)"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도 빛나는 순백색 외관과 성령과 영적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의 이미지가 결합되면서 순례자들과 방문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순례지로서의 가치

San Xavier del Bac 성당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가톨릭 신앙의 중심지입니다. 지금도 매년 수천 명의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오며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성당의 고요함에서 깊은 평화를 경험합니다. 순례자들이 이 성당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요소 중에는 전통 기마 순례 (cabalgatas)가 있는데, 말을 타고 선교사들의 흔적을 따라가는 경험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신앙적 경험인 동시에 독특한 기억이 될 것입니다. 성당 내부에서는 조용한 기도와 묵상이 가능하며 매일 미사가 봉헌됩니다. 성당 주변의 정원과 아름다운 자연을 산책하며 기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문화적 중요성

San Xavier del Bac 성당은 아리조나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역사적 유산입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미국 편입 이후까지 다양한 아리조나의 변천사를 담고 있으며, 전통적인 가톨릭과 원주민들 고유의 문화가 한 곳에 어우러져 매년 20만 명 이상의 방문객들에게 아리조나의 역사와 신앙, 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교육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방문 팁

성당과 박물관, 화장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되며, 기프트샵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됩니다. 미사 시간은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은데, 2025년 5월 현재. 주중에는 새벽 6:30시에, 토요일에는 오후 5시, 그리고 주일에는 아침 10시와 정오에 미사가 봉헌됩니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 또는 해질 무렵으로 고요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성당 정면은 사진 촬영 명소이기도 합니다. 

San Xavier del Bac 성당은 단순한 종교 건축물을 넘어 스페인과 원주민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역사적 유산입니다. "사막의 하얀 비둘기"라는 별명처럼, 이곳은 신앙과 평온함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영적 안식을 제공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남부 아리조나를 여행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보시고, 이 성당이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